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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일상

모델은 굶기고 아빠만 축하주? 띵똥이의 서러운 단식투쟁

오늘은 오랜만에 우리 집 막내

띵똥이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사실 어제는 저희 가족에게

참 의미 있는 날이었어요.

 

오랫동안 준비해 온 띵똥이 이모티콘을

드디어 정식으로 등록하고,

'크리에이터'로서 첫발을 내디딘 날이었거든요.

 

아내와 저는 그동안 고생한 서로를 격려하며

간단하게 크리에이터 데뷔 축하주를

한잔하기로 했습니다.

 

메뉴는 술맛 절로 나는 간단한 안주와 가볍게 소맥 몇 잔!

 

가볍게 한잔.

 

 

평소 같으면 띵똥이도 옆에서

간식 한 점 얻어먹으려

온갖 재롱을 피웠을 텐데,

 

어제 분위기는 좀 달랐습니다.

 

하필이면 주인공인 띵똥이가

어제부터 배알이를 시작했지 뭐예요.

 

13살 노령견이다 보니

작은 컨디션 난조도 신경이 쓰여서

 

결국 눈물을 머금고

'금식' 처방을 내렸습니다.

 

식탁 위에는 맛있는 냄새가 진동하고,

아빠와 엄마는 "축배를 들어라~" 하며

신이 나 있는데 본인 식기만 텅 비어있으니...

 

그때부터 띵똥이의 서러움이 폭발했습니다.

 

서러움 폭발한 띵똥이

 

 

처음에는 침대 위에서 간절한 눈빛으로

"나도 한입만..."이라며 시위를 하더니,

 

결국 아무것도 안 준다는 걸 깨닫자마자

정말 드라마틱하게 등을 돌리고 눕더군요.

 

나 삐짐! 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솜뭉치 ㅋㅋㅋ. 그래도 소용없어.

 

누가 봐도 "나 지금 단단히 삐졌소"라고

온몸으로 외치는 듯한 뒷모습.

 

평소 같으면 부르면 꼬리를 살랑였을 텐데,

어제는 불러도 귀만 쫑긋할 뿐

절대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자기를 모델로 데뷔시켜 놓고

정작 주인공은 굶기고 있는 상황이

 

얼마나 억울했을까요.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밤새 아픈 것보다는 굶는 게 낫다는 생각에

독하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다행히 정성이 통했는지,

아니면 꿀잠을 자서 그런지

 

오늘 아침 띵똥이의 컨디션은

언제 그랬냐는 듯 쌩쌩해졌습니다.

 

어제의 그 서운한 마음을

한 방에 풀어줄 히든카드는 역시 산책이죠!

 

오늘 오후, 날이 따뜻해질 무렵

평소보다 조금 더 길고 특별한

'보상 산책'을 나섰습니다.

 

하네스를 꺼내자마자

띵똥이의 꼬리가 헬리콥터처럼 돌아가더군요.

 

역시 산책은 최고의 보상.

 

어제의 그 뚱했던 강아지는 어디 가고,

 

풀냄새 하나에도 온 마음을 다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그제야 제 마음도 놓였습니다.

 

산책 내내 앞서가는 띵똥이의

경쾌한 발걸음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아프지 말고 건강 해라.

그래야 이모티콘 2탄, 3탄도 계속 만들지!'

 

성공적으로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

띵똥이는 제 곁에서 기분 좋게

낮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어제의 서러운 단식투쟁은

이렇게 따뜻한 햇살 아래 산책으로

훈훈하게 마무리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