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글쓰기가 35회 차를 맞이했네요.

그동안 글을 쓰면서
내 성향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의도적으로 숨긴 것도 아니고,
굳이 꺼낼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뿐이었어요.
다만 돌이켜보면
내가 해온 선택들과 행동에는
항상 비슷한 결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ISTJ, 잇티제입니다."

한때 MBTI가 엄청 유행했었죠?
저도 궁금해서 확인해 보니 저는 'ISTJ'라고 하더군요.
60년을 살면서 저는 늘 계획적인 사람이었습니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제 책상은 늘 정돈되어 있었고
해야 할 일은 미리미리 끝내야 직성이 풀렸죠.
은퇴를 하면 이 피곤한 성격에서
조금은 해방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처럼,
은퇴 후의 제 일상은 더 촘촘한 계획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띵똥이와 산책하는 시간,
아침과 오후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순서,
심지어 블로그 글을 올리는 주기까지.
남들이 보기엔 답답해 보일지 몰라도,
이 규칙적인 루틴이 저에게는 가장 큰 안식처입니다.
주식을 할 때도 감보다는 데이터를 믿고,
엑셀 파일에 소수점까지 기록하며 자산을 관리하는
그 꼼꼼함이 저를 안심시킵니다.
가끔은 "좀 편하게 살아보지 그래?"라는 말도 듣지만,
이제는 압니다.
이 방식이 바로 '나'라는 걸.
갑작스러운 변화나 모험보다는
어제와 같은 오늘, 그리고 예측 가능한 내일.
이 단단한 질서 속에서
저는 비로소 은퇴 후의 평일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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