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 시작한 이모티콘 작업이
어느덧 31번째 기록으로 이어지네요.

오늘은 우리 집 막내, 13살 스피츠 띵똥이의
이모티콘 12종을 다듬는 작업을 했습니다.
사실 처음엔 그냥 그림만 잘 그리면
다 끝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메신저 채팅창에서 캐릭터가
더 선명하고 예쁘게 보이게 하려면
'테두리'를 따는 작업이 필수더군요.

이게 말로만 들을 때는 쉬워 보였는데,
막상 직접 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740 x 640 사이즈의 캔버스 위에서
픽셀 하나하나를 신경 쓰며 라인을 정리하다 보니
눈은 침침해지고 어깨는 뻐근해져 왔습니다.
모니터를 너무 뚫어지게 쳐다봤는지
제 눈 테두리까지 시커멓게 변하는 기분이었죠.
처음에는 깔끔하게 흰색 테두리를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띵똥이의 하얀 털을
더 돋보이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회색 테두리'**입니다.
완전한 흰색보다는 살짝 회색빛이 도는 게
시각적으로도 훨씬 부드럽고,
배경색에 상관없이 띵똥이가 선명해 보였습니다.
작업을 하는 동안 띵똥이는 제 옆에서
"아빠, 언제 끝나?" 하는 표정으로
간식을 달라고 보채기도 했습니다.
그 모습마저 이모티콘에 담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오늘 목표했던 12개를 겨우 마무리지었습니다.

'준비 끝'의 힙한 선글라스부터
'떡실신'의 귀여운 뒷모습까지...
하나하나 제 손때가 묻은 작업물들을 보니
오늘 하루의 고단함이 싹 씻겨 내려갑니다.
은퇴 전에는 엑셀로 숫자만 만지던 제가
이렇게 이모티콘 작가라는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는 게 가끔은 저도 신기합니다.
비록 독학이라 속도는 조금 느릴지 몰라도,
띵똥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진심을 담아 그리고 있습니다.
이제 24개를 채우려면 12개가 더 남았네요.
내일부터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남은 아이들도 정성껏 다듬어보려 합니다.
댓글로 응원해 주시는 한마디가
제 뻐근한 손목을 낫게 하는 약이 될 것 같습니다.
내일도 은퇴 후의 활기찬 평일을 위해
저는 이만 쉬러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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