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블로그에 글을 남기기
시작한 지 딱 30 회차째 되는 날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막연하게 시작했는데,
하루하루의 기록이 쌓여 어느덧 서른 개의
소중한 이야기가 만들어졌네요.
어제 저녁에는 이모티콘 작업 중
그림 다듬기에 지쳐 머리 좀 식힐 겸 😌
거실에 오로라 조명을 켜두고,
유튜브로 8090 팝송을 찾아 들으며
하이볼 한 잔을 기울였습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선율을 듣다 보니
문득 저의 "굉장했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젊은 시절, 저희 집 거실 한편에는
파나소닉 턴테이블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당시엔 꽤 귀했던 그 기계 앞에 앉아
참 많은 시간을 음악과 함께 보냈었지요.
막내이자 아웃사이더 기질이 있던 저는
조금 더 거칠고 자유로운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비트가 강한 팝송을 크게 틀어놓기도 하고,
때로는 감성 팝송을 여자친구를 위해
정성껏 선곡해서 카세트테이프에
직접 녹음해주기도 했습니다.
곡 순서를 세심하게 고민하고,
숨죽이며 녹음 버튼을 누르던 그 시절.
말수는 적었지만, 음악으로 진심을 전하고 싶었던
젊은 날의 제 진심이 담긴 선물이었지요.
그러고 보니 고등학생 시절,
수원 남문 노포에서 친구들과 몰래 소주를 마시다
단속 선생님이던 형님에게 딱 걸렸던 기억도 납니다.
무척 당황할 법도 한데, 오히려 형님에게
술 한 잔 더 사달라고 배짱 좋게 졸랐던 패기.
"형도 고등학생 때 다 그랬잖아"라는 제 말에
결국 다른 노포로 데려가 술을 사주시던 형님의 모습이
이제는 참 아련하고 그리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북적이는 곳보다는
집에서 아내와 오붓하게 마시는 술 한 잔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좋습니다.

아내는 맥주 한 잔에 먼저 꿈나라로 갔지만,
남겨진 사진 속 우리 부부의 모습은
세월만큼이나 참 많이 닮아있더군요.
최근에는 블로그 스킨을 직접 꾸며보겠다고
복잡한 HTML 코드를 들여다보는
제 모습을 보며 참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카세트테이프를 녹음하던 예전 그 손가락이
이제는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자판을 두드리고 있네요.
저의 "굉장했던" 과거는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앞으로는 조금 더 고요하고 스마트하게
저만의 인생 2막을 성실히 채워가려 합니다.
서른 번째 글을 마무리하며, 늘 곁을 지켜주는
아내와 띵똥이, 그리고 제 부족한 글을
함께 읽어주시는 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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