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 즐거웠던 명절 연휴도 끝나가고 있음은 아직 은퇴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아쉬운 하루가 될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 또한 은퇴 전 휴일을 기다리던 설레었던 추억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나에게 할애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점에서 괜찮은 시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은퇴 후 맞이하는 평일은 생각보다 밀도가 높다. 누군가는 은퇴하면 시간이 멈춘 것 같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매일이 새로운 프로젝트의 연속이다.
오늘은 며칠 전부터 몰두하고 있는 '띵똥이 이모티콘' 제작 과정을 복기해 본다.
우리 집 13살 스피츠 띵똥이를 주인공으로 한 24종의 이모티콘. 이것이 요즘 내 일상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도전이다.

사실 중고교 시절, 나는 그림에 꽤 소질이 있었다. 미술 선생님께서 제자가 되길 간곡히 원하실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그 시절의 삶은 예술보다는 생존과 책임이 우선이었다. "미술은 무슨, 공부나 해라"라는 부모님의 불호령에 연필 대신 책을 잡았고, 그렇게 30여 년을 결국 만년 회사원으로 살아왔다.
기나긴 회사원 시절 시스템을 만들고 숫자를 다루던 그 꼼꼼함이, 은퇴 후 다시 잡은 드로잉 도구 위에서 되살아날 줄은 몰랐다.
이모티콘 작업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배경을 지우는 '누끼' 작업부터, 감정을 전달하는 짧은 문구 하나까지 신경 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고통스럽기보다 짜릿하고 그 성취감이 손끝에서 다시 피어오른다.

어제 명절 가족파티의 마무리를 하고 띵똥이가 거실 한복판에서 편하게 코를 '드르렁' 거리며 자는 모습을 한참이나 관찰했다.
아가씨 강아지 쵸코를 박대하고 보내놓고는 천하태평한 그 모습이 어찌나 우스운지, 문득 장난스러운 문구가 떠올랐다.
"그런데... 모태솔로가 뭐야, 아빠?"
13년 평생 연애 한 번 못 해본 우리 띵똥이의 '웃픈' 현실을 담은 이 시안을 가족 단톡방에 올렸더니 반응이 뜨겁다.
딸아이는 "아빠 감각이 살아있다"며 뒤집어졌고, 사위는 "장인어른 센스가 MZ세대 못지않으시다"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예전에는 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만 짊어졌다면, 이제는 내가 만든 사소한 창작물로 가족들과 웃음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하다.

현재 24종 중 20종 정도의 초안이 완성되었다. 나머지 4종은 어떤 표정과 문구로 채울지 고민이 깊다.
술 한잔 기울이며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메모하고, 띵똥이의 사소한 움직임을 포착하며 하루를 보낸다.
은퇴 전에는 '생산성'이라는 단어가 매출이나 효율을 의미했다면, 지금 나에게 생산성이란 내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창의성을 꺼내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 그 자체다.
애드센스 승인 신청도 해두었으니, 이제 이 블로그도 조금씩 모양새를 갖춰갈 것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보다, 훗날 내가 이 시간을 되돌아봤을 때 "참 치열하고도 즐겁게 살았구나"라고 미소 지을 수 있는 기록이면 족하다.
띵똥이 이모티콘이 네이버 OGQ 마켓에 정식으로 등록되는 날, 나는 아마 은퇴 후 가장 큰 성취감을 맛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띵똥이는 내 옆에서 코를 골며 잔다. 녀석의 코 고는 소리가 마치 "아빠, 오늘도 수고했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 60대 작가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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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에 시작한 이모티콘 작업이어느덧 31번째 기록으로 이어지네요. 오늘은 우리 집 막내, 13살 스피츠 띵똥이의이모티콘 12종을 다듬는 작업을 했습니다. 사실 처음엔 그냥 그림만 잘 그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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