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술기운을 뒤로하고, 오늘은 동태전을 부칩니다
어제는 친구와 함께 인생과 노후를 안주 삼아 뜨겁게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부엌에서 동태전을 부칠 준비를 마쳤습니다. 명절은 결국 부엌에서 시작되고, 늘 그렇게 이어지나 봅니다.

시끄러웠던 밤이 지나면, 이렇게 조용히 준비하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식품 전공 아빠의 팁: 비린내 없는 동태전의 비밀
아침 공기가 아직 차가운 시간, 장을 봐온 동태를 꺼냈습니다. 냉장고 털기 부대찌개 때도 그랬지만, 동태전 역시 기본이 중요합니다.
해동한 동태를 소금(2)+식초(1) 비율로 섞은 물에 5분 정도 담가두면 잡내와 비린내가 깔끔하게 제거됩니다.
살을 한 점씩 정리하며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고, 소금 간을 살짝 한 뒤 부침가루와 달걀물을 준비합니다.
팬 위에서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전을 보니 벌써 집안에 명절 냄새가 가득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뒤집는 시간의 맛
예전에는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게 그저 번거로운 일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 시간이 꽤 좋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한 장 한 장 정성스럽게 뒤집어 가며 보내는 이 시간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줍니다.
전을 부치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집니다.
어릴 땐 마냥 기다려졌고, 한창 일할 땐 피곤하기만 했던 명절. 이제는 그저 조용히 준비하는 이 과정 자체가 좋습니다.
노릇하게 익은 전을 한 김 식히기도 전에 몇 장 집어 먹어봅니다. 역시 갓 부친 전은 식탁에 오르기도 전에 절반이 사라지는 게 국룰인가 봅니다.

하루씩 이어 붙이며 사는 은퇴 후의 명절
오늘은 특별한 사건도, 대단한 뉴스도 없습니다.
그저 동태전을 부치고 집 안에 기름 냄새가 배며 명절이 다가왔음을 실감하는 평범한 하루입니다.
그런데 이런 평범함이 요즘은 참 괜찮게 느껴집니다.
어제는 친구와 노후 이야기를 했고, 오늘은 전을 부치며 가족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정성껏 이어 붙이며 사는 것이 은퇴 후의 진짜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명절도 무사히, 그리고 맛있게 지나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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