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전 부치기에 이어 저녁은 조금 더 바빴다.
아내가 일이 늦게 끝나는 관계로 당연히 이번 명절 음식은 내가 도맡았다.
명절을 앞두고 냉동해 두었던 소갈비 6kg을 꺼냈다. 양이 꽤 된다. 싱크대 한쪽을 비우고, 큰 통에 물을 받아 갈비를 담갔다. 해동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기보다 인내의 시간에 가깝다. 물을 갈아 주고, 핏물을 빼고, 다시 기다리고. 그 과정을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저녁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마지막에는 설탕물에 담가 연육에 도움을 주었다.
핏물을 어느 정도 뺀 뒤에는 한 번 데치는 과정이 남아 있다.
큰 냄비를 꺼내 물을 넉넉히 붓고 갈비를 넣었다. 끓기 시작하면 불순물이 떠오른다. 그걸 걷어내는 작업도 은근히 손이 간다. 그래도 이 과정을 거쳐야 갈비탕도 깔끔해지고, 갈비찜도 훨씬 맛이 살아난다. 명절 음식은 결국 손이 많이 가는 만큼 결과가 정직하다.
데치고 나서 양을 나눴다.

총 6kg 중에서 1.5kg은 갈비탕용으로 따로 빼고, 나머지는 갈비찜 준비. 갈비탕은 맑게 오래 끓일 생각이고, 갈비찜은 양념이 배도록 미리 손질해 두었다. 이렇게 전날 밤에 준비를 해 두면 당일이 훨씬 수월하다. 명절은 당일보다 전날 준비가 더 중요하다는 걸 해마다 느낀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작은 관객이 하나 있었다.
바로 띵똥이.

부엌 한쪽에서 얌전히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뭔가 좋은 냄새가 난다는 걸 아는 표정이다. 왔다 갔다 하지도 않고, 그저 조용히 눈으로만 상황을 지켜본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결국 큰 갈비 두 개를 따로 삶아 줬다. 소금도, 양념도 없이 그냥 삶은 갈비. 띵똥이 전용이다.
접시에 담아 주니 기다렸다는 듯 다가온다.
한 번 냄새를 맡고, 바로 냠냠. 큰 갈비인데도 집중해서 잘 먹는다. 그렇게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괜히 뿌듯하다. 명절 준비라는 게 사람만을 위한 건 아닌 것 같다. 이렇게 함께 사는 존재에게도 작은 이벤트가 된다.
부엌은 어느새 고기 삶은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큰 냄비, 큰 통, 도마까지 전부 한 번씩 쓰고 나니 설거지 양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마음은 이상하게 편안하다. 준비를 다 해 놓았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갈비탕용 1.5kg은 냉장고에 잘 넣어 두었고, 갈비찜용도 양념 단계까지 마무리했다.

명절 음식은 화려해 보이지만 결국 반복 작업의 연속이다.
해동하고, 씻고, 데치고, 나누고, 정리하고. 그 과정을 묵묵히 하다 보면 시간이 쌓이고, 그게 명절이 된다. 예전엔 이런 준비가 귀찮게 느껴졌는데, 요즘은 이 시간이 오히려 좋다. 조용한 저녁, 부엌 불빛 아래서 하나씩 준비해 두는 과정. 그게 명절의 시작 같다.
이제 오늘은 본격적으로 갈비탕을 끓이고, 갈비찜을 완성할 단계다.

오전 중 갈비요리를 완성해야 오후에 딸과 사위, 그리고 아들, 아내 5명의 즐거운 명절 파티를 할 수 있으니까.
어제 해 둔 준비 덕분에 한결 여유가 있다. 냉장고를 열어 갈비를 확인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잠깐 숨을 고른다. 명절은 늘 분주하지만, 이렇게 미리 준비해 두었고 오늘은 아내도 함께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그리고 띵똥이는 어제 큰 갈비 두 개를 먹고 완전히 만족한 표정이었다.
오늘도 부엌 근처를 서성일지 모르겠다. 혹시 또 하나 떨어질까 기대하면서.
명절 준비는 힘이 들지만, 이런 작은 장면들이 있어 나쁘지 않다.
어제저녁, 6kg 소갈비와 함께 시작된 올해 명절 준비.
꽤 든든하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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