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조용한 영화를 한 편 봤습니다.

요란한 장면도 없었고,
감정을 억지로 끌어올리지도 않는.
대신 영화가 끝나고 나서
말이 줄어들고 생각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속 한 대사가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내가 너를 놓쳤네.”
“내가 너를 놓았어.”
말은 비슷하지만
느낌은 전혀 다르게 와닿았습니다.
놓쳤다는 말에는 아쉬움과 후회가 남아 있고,
놓았다는 말에는 선택과 책임이 담겨 있었습니다.
나는 문득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
놓쳐버린 것들이 있지는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놓쳤다고 느껴지는 건 없었습니다.
그때 나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여기까지 왔고,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은
자연스럽게 놓아온 것들이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선택은 늘
다른 가능성을 함께 내려놓습니다.
그래서 인생에는
모든 길을 다 가본 사람은 없고,
다만 자기 선택을 책임지는 사람만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옆에서 띵똥이가 세상 편하게 코를 골며 자고 있었습니다.
영화는 조용히 끝났고, 현실은 그대로 따뜻했습니다..
그 장면이
영화의 또 다른 엔딩처럼 느껴집니다.
놓는다는 건
잃는 게 아니라
정리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정리한 사람만이
다음 선택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어젯밤 나는
무언가를 놓았다는 생각보다
내가 선택해 온 시간들을
조용히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여운이 오늘까지 따라와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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