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희 집 13살 어르신 띵똥이가
이모티콘 데뷔 축하 파티 날에
뜬금없는 배알이로 단식투쟁을 벌였죠.

평소 같으면 온갖 재롱을 피웠을 텐데
축 늘어진 뒷모습을 보니
순간 가슴이 철렁하더군요.
하지만 노령견일수록 보호자는
더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겪으며 정리한
'노령견 배알이 응급 대처 매뉴얼'을
공유해 볼까 합니다.
1단계: 냉정한 '금식'이 약입니다
강아지가 아프면 뭐라도 먹여서
기운을 차리게 하고 싶은 게 견주들의 마음이죠.
하지만 소화기관이 약해진 노령견에게
음식을 밀어 넣는 건 불난 데 기름 붓기입니다.
저는 어제 눈물을 머금고
12시간 이상 완전 금식을 시켰습니다.
위장관을 비워야 염증이 가라앉고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벌 수 있거든요.
2단계: '전해질' 보충에 신경 쓰세요
금식 기간에도 물은 필수입니다.
다만,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이 좋고
탈수가 걱정된다면 설탕물이나
강아지 전용 전해질 음료를
조금씩 자주 급여하는 것이 팁입니다.
단, 증상이 반복되거나 혈변, 구토가 동반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3단계: 회복식은 '미음'처럼 부드럽게
상태가 호전되면 바로 사료를 주기보다
사료를 물에 불려 죽처럼 만들거나,
기름기 없는 닭가슴살 삶은 물에
쌀을 넣어 끓인 '특식'을 추천합니다.
식품 전공자의 시선으로 봐도
노령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소화 흡수율' 이니까요.
은퇴 후 평일을 띵똥이와 함께하며
매일 새로운 걸 배웁니다.
어제의 서러운 배알이 가
오늘의 건강한 산책으로 이어졌듯,
모든 노견 집사님들도
단단한 마음으로 오늘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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